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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블루레이/일본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0080: 주머니 속의 전쟁 機動戦士ガンダム0080 ポケットの中の戦争

by caswc 2019. 11. 24.


1989년 발매된 건담 시리즈 첫 OVA 작품으로 여태껏 건담 시리즈를 연출했던 토미노 요시유키가 참여하지 않은 첫 작품이기도 하다. 

본작의 연출을 맡았던 미키야마 후미히코 감독은 애초에 로봇물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고 연출을 맡을 때도 로봇물에 회의감이 있었다고 하여, 기존 로봇물과는 완전 다른 노선을 채택하여 본작을 만들었으니, 그로 인해 건담 프렌차이즈 중에서 가장 이색적이면서 1년 전쟁을 소재로 함과 동시에 가장 동 떨어진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건담 프렌차이즈는 토미노 요시유키의 <기동전사 건담> 이후 성장하여 완전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았고, 쇼와를 거쳐 헤이세이, 레이와 시기에 이르기까지 초반 토미노가 강조하려던 반전 메시지는 점차 희미해지고 오늘날에는 건프라 판촉물의 성향이 더 강해져갔다.(물론 토미노 이후 작품들이 재미없다는 건 아니다) 요즘 시점에서는 아예 애니는 방송 직후 바로 인터넷에 풀어버리고 건프라를 더 광고하는 등 애니로서의 건담이 이따금 주객전도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하튼 <주머니 속의 전쟁>은 토미노의 건담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기로 향하는 와중에 나온 외전작이다. 본 작품에는 아무로도 샤아도 없고, 전쟁놀이가 좋을 뿐인 한 소년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담아낸다. 여기서 소년은 관찰자의 시점으로 나오고 1년 전쟁의 광경을 목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즉, 그간 건담이 취해왔던 전쟁에 휘말려 건담을 타고 전쟁터를 누비는 소년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건담 시리즈 상에선 거의 유일하다시피 건담이 주체가 아닌 이야기의 도구로만 기능하고, 드라마성을 더 강조한 것이다. 즉, 보는 이들로 하여금 효과적인 반전메시지를 전달하게 한다. 본작에 나오는 액션도 전체 분량으로 보면 어느 정도 필요한 수준에서만 나올 뿐이고, 미미할 따름이다. 

액션을 최소화하고 드라마에 집중하며 반전 메시지를 가장 잘 드러낸 덕에 오늘날까지도 높은 평가를 받는 수작으로 남았다. 하지만 스토리 자체는 스필버그의 1987년작 <태양의 제국>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또한 감독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디자인에서부터 점점 나치의 성향이 짙어지기 시작했으며 1년 전쟁의 설정충돌이 본작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평가받는다. 사소한 거지만, 건담이 자쿠한테 털렸다는 사실은 건담 팬들로부터 혹평을 받은 요인이 되기도 했으나 개인적으론 그 점에 대해서는 불만은 없다.

<주머니 속의 전쟁>은 높은 평가를 받아 DVD포함 전권 50만장으로 상당히 흥행했으며 이후 토미노 없는 건담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건담 프렌차이즈는 더더욱 흥하게 되었다. 또한 감독 의도는 아니겠으나, 웃기게도 주역 건담이 나온 4,6화의 판매량이 다른 화보다 좋아 차기작 OVA 기동전사 건담 0083 STARDUST MEMORY에서는 건담의 등장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블루레이>
2017년 일본에서 4K 스캔을 거쳐 고화질로 살려낸 판본을 바탕으로 2019년 북미에서도 발매되었고 화질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당연히 저렴한(?) 북미판 답게 100여페이지의 북클릿과 코멘터리는 제외되었지만 일본판에 있었던 논 크레딧 OP,ED 영상. 그리고 뮤직비디오와 , 프로모션 비디오 등은 수록되어 일본판의 무지막지한 가격에 질겁한다면 북미판도 소장할만하다고 할 수 있다.

 

<블루레이 캡쳐>(누설주의)

 

 

 

<스페셜 피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