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새커리의 허영의 시장(Vanity Fair)을 원작으로 각색한 세계 최초의 3색 스트립 컬러 장편영화<베키 샤프>는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본격적인 컬러영화를 열었다는 점에서 영화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영화다. 완성도 자체는 평작이라 금방 잊혀졌지만, 이 영화의 등장직후 테크니컬러 공정이 영화산업을 20년동안 지배했으며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로빈후드의 모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오즈의 마법사><분홍신><사랑은 비를 타고> 등의 명작들이 테크니컬러로 만들어졌다. 1955년 폭스파이어를 끝으로 좀 더 저렴한 이스트만컬러 공정으로 바뀌면서 3색 테크니컬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여하튼 <베키 샤프>는 1935년까지 영화에 완전한 색채를 도입하기까지의 어려움과 한계를 전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는 대부분 스튜디오 촬영을 통해 진행되며 연출 등지나 전개 또한 상당히 평이롭고 단조로우며 배우들의 연기는 연극을 보는 듯 하다. 또한 영화 자체의 전체적인 색감이 조화롭지 못한 느낌이 드는데 그만큼 색감을 조화시키는게 힘든 과정인지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이후 나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지에선 정말 장족의 발전이라 느껴질 정도. 전체적으로 밋밋하다보니 딱히 컬러의 참맛을 느끼기엔 좀 아쉬운데, 그나마 중간에 잠깐 나오는 무도회 장면 정도가 그런 아쉬움을 달래준다.
자막조차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이고, 완성도 보다는 <테크니컬러>를 사용했다 정도로만 기억되는 영화이기에 일반 관객들한테는 정말 생소한 작품일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적 이유와 더불어 영화광 등지에게 권할 블루레이 타이틀인 듯 하다.
<블루레이>
<베키 샤프>는 이후 2색 스트립 버전이 주로 공개되었고, TV로 방영된 버전도 화질이 썩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1984년 UCLA필름과 텔레비전 아카이브 측이 복원 작업을 거쳤으며 2007년 사운드 개선 작업. 2017년에는 파라마운트 아카이브 측이 오리지널 테크니컬러 3색 스트립 네거티브 필름과 포지티브 필름 등을 갖고 4K 복원을 진행하여 아름다운 테크니컬러 화질을 잘 살려냈다. 다만, 필름보존의 한계로 영화가 끝나기 10분 정도 전에 화질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스페셜 피쳐로는 예고편과 잭 식스턴(Jack Theakston)의 오디오 코멘터리가 포함되어 있는데 영화의 기술적 측면을 설명하는 등 괜찮은 코멘터리라고 평가받는다.
-Audio Commentary by Film Historian Jack Theakston
-Trailers
<블루레이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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