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스콜세지의 2011년작 <휴고>는 영화사에 큰 영향을 끼쳤음에도 우리에겐 그닥 알려지지 않았던 조르주 멜리에스를 새로이 조명한 헌정작이었다.
조르주 멜리에스는 영화사 초창기 특수효과를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영화 발달에 큰 영향을 끼쳤고 당대 큰 성공도 거뒀으나 후일 파산하였고 말년엔 사탕가게를 운영하며 생계를 꾸리는 등 불행했다고 한다. 그런 멜리에스의 작품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1902년 제작된 <달나라 여행>이다. 쥘 베른의 원작을 바탕으로 단순히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던 당시 영화를 벗어나 한층 진보된 기술, 무한한 상상력을 보여주며 영화의 폭을 한층 넓히는게 기여했다.
하지만 멜리에스의 파산으로 그가 만들었던 영화 대부분은 매각되거나, 그나마 남은 것도 1차대전 와중에 프랑스군에 징발되거나 멜리에스가 대부분 태워버리면서 프린트는 유실되었고, <달나라 여행>도 그렇게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20년대 후반 영화 연구가들에게 재발견되면서 멜리에스의 업적도 재조명되었고 잃어버린 <달나라 여행> 프린트를 찾으려 했으나 당시 발견됐던건 앞부분과 뒷부분이 소실된 불완전한 판본 뿐이었고 그게 오늘날까지 정본으로 남아있었다.
그리고, 1993년. 스페인에서 익명의 기증자가 지증한 채색버전 프린트가 발견되었고 이 프린트를 바탕으로 복원작업이 시작. 몇년간의 복원끝에 2011년 복원을 완료. 칸 영화제에서 공개되었고 블루레이와 DVD로 발매되기에 이르렀다.
<달나라 여행>은 학교 등지에서 영화사를 배운 사람들이라면 한번 쯤은 교수님이 동영상이라도 틀어주며 볼법한 영화였고 나 또한 학교에서 그런 과정을 통해 본 적이 있는 영화다. 과거 내가 내가 본 <달나라 여행> 복원판이 공개되기 전이었고, 후반부가 남아있지 않았기에, 처음 복원판을 봤을때 뒷부분이 있었어? 라는 생각이었다. 시간이 더 흘러, 발매된 블루레이가 갖고 싶어 알아보니 2012년 발매판은 이미 품절이었고, 가격도 무수히 뛰어올라 눈물만 삼킬 따름이었다. 그 와중에 2018년 새로운 판 이미 품절이었고, 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라있었다. 피눈물만 짓다가 2018년 새로운 판본이 발매되었고 그걸 입수하여 현재 이르게 됐다.
<블루레이>
워낙 오래된 영화이고 훼손도 심한 작품이다보니 복원작업을 거쳤다고 한들, 엄청난 스크래치와 훼손을 감추기는 어렵다. 요즘 블루레이 화질에 익숙해진 사람들한테 성에 차지 않을수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과거 교수님이 보여드렸던 그 프레임 빨리 돌리던 저화질의 동영상과는 상대가 안될 정도로 준수한 복원에 디테일도 잘 들어왔다. 이런 엄청난 작업을 해낸 복원팀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Extras:
* The Film - Restored Hand-Colored Version
* The Film - Black & White Version
"The Extraordinary Voyage" documentary (66:13) (1080p)
"The Astronomer's Dream" short film (3:14) (1080i 60hz)
"The Eclipse or The Courtship of the Sun and the Moon" short film (9:19) (1080i 60hz)
스페셜 피쳐로는 조르주 멜리에스 및 영화의 복원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외에 흑백버전 달나라 여행 복원판 및, 멜리에스가 제작한 단편 두 개가 1080i 화질로 수록되어 있다. 맘 같아서야 복원작업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긴 하지만, 아쉽게도 영어자막은 없었고, 제2외국어로 나온 부분에만 영어자막이 나왔다.
<블루레이 캡쳐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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