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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블루레이/한국 애니메이션

아마게돈

by caswc 2020. 1. 16.

만화가로 유명한 이현세가 총감독, 시나리오는 야설록이 맡은 장편 애니메이션 <아마게돈>. 당시로서는 25억원의 막대한 제작비와 10여분의 컴퓨터 그래픽(라고 하지만 진짜 별 볼일 없는), 감독의 명성만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서울관객 6만 7000명으로 시원하게 망했다.

 

원작 자체는 꽤나 잘만든 작품이라고 들었으나, 애니 쪽은 보면 진짜 망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듣자하니 방대한 원작을 무리하게 압축했다고 들었는데 그러다보니 애니 내내 에카가 어쩌니, 999개의 항성계가 어쩌니, 델타소년, 델 8988, 감마6666이 어쩌니 여러 설정들을 떠들어대면서 스토리를 복잡하게 끌고 간다. 정작 현대의 소년이 미래로 날라가 적의 침공으로부터 지구를 구한다는 아주 단순하기 이를데 없는 설정인데, 배경지식등과 같은 것등이 쉴새없이 나오니 스토리가 꽤나 난잡하다. 전개마저도 좋은게 아닌지라 인류를 침공한 배후인 컴퓨터 감마 6666이 주인공 오혜성에게 패배한 직후 지구를 침공한 이드라는 외계종족이 인간과 평화협정을 맺고 달에 정착하는 거랑 애니랑 상관없는 쓰잘데기 없는 나레이션으로 끝을 맺는다. 주인공 오혜성의 운명. 그와 함께한 헤라 여왕은 나오지도 않는다. 검색해보니까 원작에서는 오혜성과 헤라 여왕이 만나 인류의 시초가 된다는 훨씬 나은 결말이었으니 애니를 보는 입장에선 난감할 수 밖에 없다.

 

스토리가 별로면 연출이나 볼거리에 좀 기대해봐야 하겠지만, 그것도 아닌지라 장면 연결은 어색함이 많이 느껴지고 볼거리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개봉 당시 자랑하던 10여분의 컴퓨터 그래픽은 거의 초반에 지구랑 우주 살짝 보여주는 거랑, 공룡이랑 원시인 상반신 조금 보여주는 것 외에는 거의 없어 제작비가 아까울 정도다. 나중에 출간한 아마게돈 백서에 따르면 제작비 25억 300만원, 순수입 13억 8700만원이며(극장 상영액 3억 7400만원, 판권료 6억 400만원, 캐릭터 매출액 2억 9800만원), 손실액은 11억 1600만원이라고 하던데 <아마게돈>의 애니화는 이런 자신의 실패를 과감하게 알렸다는 점 말고는 딱히 남은 게 없는 작품인듯 하다.

 

<DVD>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으며 프랑스산으로 추정되는 DVD만(해적판으로 보이는) 발매되었다. 더빙도 프랑스어, 일본어 밖에 없어 심히 난감한 타이틀이다. 화질은 VHS를 리핑한걸로 추측되지만 더 확인할 길은 없으므로 말은 아끼도록 하겠다.

 

<DVD 화면 캡쳐>(누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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