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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블루레이/한국 애니메이션

블루시걸

by caswc 2020. 1. 14.

 


1994년 개봉하여 큰 화제를 모았던 성인국산 애니메이션 <블루시걸>. 제작당시 제작비 15억원, 컴퓨터 그래픽 사용, 서울 정도 600년 기념 타임캡슐 수상작품이라는  요란한 타이틀을 내세웠으며 관객수도 어느 정도 끌어모아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지녔던 문제점이 싸그리 보였던 졸작이란 점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엉성한 스토리 라인과 성인 애니를 표방했음에도 꼴리지 않고 나사가 빠져있는 작화, 본편에 어울리지 않고 쓸데없이 나오는 선정적인 장면, 발연기를 자랑하는 연예인 더빙, 어울리지도 않으면서도 과다하게 집어넣은 컴퓨터 그래픽 등 문제점이 가히 총체적 난국 수준이다.

스토리 쪽을 보면, 마피아놈들이 일본 폭력조직 오미카미의 비검을 훔쳐 달아나는데 주인공 하일이 그 사실을 알고 뉴욕으로 떠나게 되는 이야기다. 하일의 애인인 디자이너 채린은 하일만을 그리며 모터쇼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지만 정작 왜 나왔는지 정체성을 알 수 없는 캐릭터다. 또한 스토리 후반부에 헬리콥터가 마피아의 빌딩을 습격하는 장면도 있던데 왜 나오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본편과 따로 놀고 있으며 어떻게든 러닝타임을 잡아먹으려고 넣은게 아닌가 싶다. 압권은 후반부 하일이 불상을 찾아내는데 갑자기 불상이 이것은 선조의 유산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하일의 아버지도 이것이 도굴당해 한이 되어 죽었다. 그리고 하일이 비검의 진정한 주인이다라며 불상이 비검으로 변신(...) 하는 장면일 것이다. 오미카미의 히트맨이 나타나 너희 선조들이 제대로 간수하지 못했으니 우리가 가져가야 겠다는 황당한 대사를 날리며 간지나게 싸우는가 싶다니 하일의 칼 한방에 썰렁하게 죽으며 애니는 끝을 맺는다.

성우 쪽에선 최민수,김혜수가 주역이지만, 연예인 캐스팅에 걸맞는 발더빙을 보여준다. 근데 문제는 초반 25분까지만 더빙하고 전문성우로 바뀌던데 전문성우 쪽이 훨씬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컴퓨터 그래픽은 본편과 따로 놀고 있으니 어떻게든 러닝타임을 채우기 위해 쓸데없이 자주 집어넣는다. 주인공이 차를 타고 가거나 비행기를 타거나 하는 장면에서는 무조건 컴퓨터 그래픽을 삽입했는데, 그나마 후반부 헬기씬 정도만 볼만하다고 할 수 있겠다.

어찌되었건 흥행에 성공했으나 결과적으로는 한국 애니의 흑역사로 남은 작품이다. 지금봐도 참 욕 나오는데 당시 극장가서 돈주고 본 사람들 심정은 오죽했을까 생각이 든다. 


<DVD>
씨네라인이라는 정체불명의 제작사에서 출시했으나 화질을 보니 VHS를 리핑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퀄리티가 떨어진다. 돈주고 사보지만 않으면 참고 볼만한 정도다. 스페셜 피쳐는 없다.

 

<DVD 캡쳐>(누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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