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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블루레이/영상자료원 출시 타이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by caswc 2020. 1. 5.

1935년 주요섭이 발표한 <사랑손님과 어머니>는 남편을 잃은 주인공과 죽은 남편의 친구 간의사랑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으며 1961년 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흑백영화, 1983년 KBS1 TV문학관, 2011년 HD TV 문학관 등지에서 드라마 등 몇 차례 영상상화도 된 바 있다. 개인적으로 제일 처음 접한건 83년 노주현,윤미라가 나온 TV 문학관 판으로 다른 건 몰라도 마지막에 계란장수가 전원주였던 것만큼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TV문학관은 지금은 유튜브에서 무료공개되어 쉽게 볼 수 있다), 

<사랑손님과 어머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역시 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1961년작 영화다. 영화는 최은희,김진규,도금봉,김희강,신영균,허장강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며 특히 아역 전영선의 깜찍한 목소리와 연기는 오늘날까지 화자되는데 1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계란을 매개체로 계란장수와 식모간의 사랑. 그리고 주인공 어머니와 죽은 남편의 친구 간의 애틋한 사랑을 대조적으로 그리니 원작이 만들어진 30년대하고는 다르게 영화가 나온 60년대는 과부의 재가가 그나마 자유로워진 상황속에서도 장애에 가로막혀 결국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는 모습을 비판적으로 그린다. 최은희와 김진규 간의 미묘한 감정과 절제된 연기. 그리고 어두운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것 마냥 웃음을 선사하는 김희갑,도금봉 파트가 서로 대비되어 극명한 차이를 드러내게 한다. 

영화는 그렇게 많지 않은 분량에 원작을 충실히 각색하는 한편으로 계란장수와 식모 간의 사랑 이야기 등 여러 짜잘한 에피소드를 더 추가하여 원작 이상으로 영화를 풍부하게 만들었고 어찌보면 당대 진부한 로맨스 영화로도 남을 법한 스토리지만, 여기에 어린아이인 옥희의 시선이 더해지니 오늘날 봐도 손색없는 섬세하고 애틋한 영화가 될 수 있었던 듯 하다.


<블루레이>
이번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블루레이는 2018년 네이버의 후원으로 4K 복원을 거쳐 깨끗한 화질로 되살아나 영화의 가치를 재인식시켜준다. 하지만 스페셜 피쳐 쪽은 많이 아쉽다. 영화의 이해를 돕는 코멘터리와 소책자 및 스틸 갤러리가 끝이다. 훌륭한 화질과 디자인, 영화적 가치에도 뭔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데 예산부족 등 여러 사정으로 물리매체 출시에 고민이 많은 영상자료원의 현 상황과도 결부되어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현 글을 쓰는 시점에서 영상자료원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닌 국가기관인 만큼 수익성으로만 보지 말고 국가사업이라는 차원에서 공익성을 더 강조하는 방면에서 꾸준히 출시해줬으면 좋겠다. (열심히 사줄테니)

 

 

<블루레이 캡쳐> (누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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