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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블루레이/아시아 영화(80년대 이후)

해피투게더 春光乍洩

by caswc 2021. 8. 16.

 

 

 

왕가위 감독의 1997년작 <해피투게더>는 홍콩을 떠나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로 오게 된 보영(장국영)과 아휘(양조위)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크리스토퍼 도일이 촬영을 맡은 감각적인 영상미도 돋보이지만 장국영과 양조위의 연기도 일품이니 영화인데도 실제로 정말 둘이 사랑에 빠진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끈적한 관계가 절로 느껴진다. 스토리가 파편적인 감이 없잖아 있지만(실제로 촬영 스케줄 탓에 후반부 장국영의 비중이 급감한다) 그렇다고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덴 크게 문제는 없고 오히려 이런 점이 영화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해주는게 아닌가 싶다.

 

촬영기간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왕가위 감독이니만큼 촬영 때 제작진들이 여러모로 고생했다고 한다. 첫 편집본의 러닝타임이 3시간이었고 이후 삭제된 분량만으로 다큐멘터리 한 편이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삭제된 장면 중에는 관숙의가 연기한 셜리란 여성캐릭터와 간호사 등 본편에는 나오지 않는 인물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다큐멘터리에서만 볼 수 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제작 초기의 방향성이 최종 결과물이랑은 상당히 달랐음을 알 수 있다.

 

<해피투게더>는 1997년 공연윤리위원회가 동성애를 이유로 수입을 불허시켰다가 일부 장면을 삭제하고서야 개봉할 수 있었고 18세 이상 관람가였다가 리마스터링 재개봉시에는 15세 관람가로 내려온걸 보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블루레이>

이번 4K 리마스터링을 통해서 화질이 비약적으로 좋아졌는데 <타락천사>나 <화양연화>처럼 영화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은 변경점은 없지만 <해피투게더> 4k 리마스터링에 대해 감독이 이렇게 밝혔다.

 

"During a fire accident in 2019, we lost some of the original negative of Happy Together. In the ensuing months, we tried to restore the negative as much as we could, but a portion of it had been permanently damaged. We lost not only some of the picture, but also the sound in those reels.

 

As a result, I had to shorten some of Tony’s monologues, but with the amazing work of L’Immagine Ritrovata, we managed to restore most of the scenes to better quality."

 

말인즉슨, 2019년 화재사고로 오리지널 네거티브가 영구적인 손상을 입으면서 해당 장면의 사운드 릴도 유실되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양조위의 독백을 일부 줄여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래 출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실 때문이 아니라 감독이 의식적으로 해당 독백을 제거한게 아닌가 추측되기도 한다.

 

https://www.movie-censorship.com/report.php?ID=459534

 

대표적으로 장과 아휘가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포옹을 나눌때 독백(내 심장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등)이 삭제되었으며 마지막에 아휘가 대만에서 장의가게를 찾아가고 나서 독백도 일부 삭제되었다. (장이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대사 부분) 이런 삭제로 장과 아휘의 감정선이 약간 바뀐 듯 한데 정말 감독이 의도적으로 편집한게 아닐까 싶은 정도.

 

또한 새로운 복원판은 크레딧도 변경되었다. 스페셜 피쳐로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고리가 수록되어 있다.

 

- Buenos Aires Zero Degree: The Making of Happy Together (61분 56초)

- MAIN TRAILER (1분 30초)

- UNCUT VIDEO (1분 49초)

- SPECIAL TRAILER (30초)

 

<블루레이 화면 캡쳐>

 

 

<스페셜 피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