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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블루레이/지브리, 지브리 출신

마루 밑 아리에티 借りぐらしのアリエッティ

by caswc 2020. 1. 27.

 


2010년 개봉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마루 밑 아리에티>는 1952년 출판된 메어리 노튼의 동화가 원작으로 40여년전 다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가 기획했으나 실현되지 못하다가 200년 신인 감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를 기용하여 제작되었다. 마로라는 별명으로 지브리에서 알려진 요네바야시 히로마사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하울의 움직이는 성><벼랑 위의 포뇨>에서 원화를 담당하며 애니메이터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고 신인 감독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평가와 92억 6,000만엔이라는 흥행성적으로 그해 일본영화 흥행 1위를 차지하였다.

<마루 밑 아리에티>는 19~20세기 무렵의 영국을 일본으로 번안하여 아리에티를 중심으로 한 소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의 소녀감성(?)이랑 잘 맞아떨어져 소인들의 생활상을 아기자기하고 미려한 작화로 표현해낸다. 작화로 이름난 지브리답게 애니의 그림은 최상의 수준이다. 비 오는 장면 하나하나, 아리에티의 방 등 영상미에서는 역시 지브리라는 이름값을 할 정도로 아름답게 잘 구현되었다.

하지만 영상미를 제외한 나머지 면은 심히 애매한 작품이다. 스토리는 지나치게 단순하며 인물 간의 갈등구조도 뚜렷하지 않으며 아리에티와 쇼우와의 유대감마저 생각외로 빈약하다. 악역이라고 할만한 인물이라봤자 가정부 말고는 이렇다 할 인물도 없고, 그렇다고 가정부를 또 악역이라고 한다면 그건 또 요상하다. 영화 내내 큰 고비라던가 줄기없이 소소한 서사만을 늘려놓으니 뒤로 갈수록 지루해진다. 또 중간에 쇼우가 아리에티에게 하는 대사는 원체 뜬금없는지라 뜨악스럽기까지 하다.  소소하다는게 어찌 보면 장점일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엔딩에선 여운과 더불어 허무함이 느껴지던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제일 큰 문제점은 감독으로서의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브리라는 공방에서  나온 잘 만들어진 수제품이기는 하나, 정작 요네바야시 히로마사라는 감독이 이 애니를 통해 뭘 추구하고 싶은지 잘 드러나지 않고 있고, 기획,각본을 담당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짙은 그림자에 가려 하야오에게 어떻게든 합격점을 받으려고 애를 쓰는듯한 인상이다.

<마루 밑 아리에티>는 큰 단점은 없이 그냥저냥 볼만한 작품이나, 어찌보면 지브리라는 틀에 박힌 몰개성한 느낌도 많이 들었다. 좀 더 잘하고, 재밌게 만들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그냥 딱 무난한 선까지만 만들자고 선을 그어버린 듯한 느낌에 아쉬움이 많다.


<블루레이>
블루레이 스페셜 피쳐는 지브리답게 무난한 사양이다. 한국어 자막과 더빙을 지원하고 있으며, <아리에티 공개기념 : 지브리 작품의 원류를 찾는 여행(2010년 7월 9일 방송)> 44분 가량의 스페셜 프로그램이 있으며, 미야자키 하야오와 요네바야시 히로마사의 인터뷰, 그리고 아리에티 송 프로모션 비디오, 예고편 모음, 그림콘티 등지가 수록되어 있다. 다만, 본편을 제외하고는 스페셜 피쳐에는 일절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블루레이 캡쳐>(누설주의)

 

 

<스페셜 피쳐>